예금·적금 상품 설명서에 나오는 말 풀이 - 우대금리, 단리와 복리, 세후 이자, 중도해지이율

유리병 안에 동전이 가득 모여 있는 저금통
Magnus D / Flickr / CC BY 2.0

은행 앱에서 예금이나 적금 상품을 열면 "연 최고 몇 퍼센트"라는 큰 숫자가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그런데 막상 만기가 되어 받은 이자를 보면 예상보다 적다고 느끼는 분이 많습니다. 대부분은 상품 설명서에 적힌 용어를 제대로 읽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가입 버튼을 누르기 전에 알아 두면 좋은 말들을 순서대로 풀어 보겠습니다.

가장 먼저 구분할 것은 기본금리와 우대금리입니다. 광고에 크게 적힌 "최고 금리"는 보통 기본금리에 여러 우대 조건을 모두 채웠을 때의 숫자입니다. 급여 이체, 카드 사용 실적, 마케팅 수신 동의, 첫 거래 고객 여부 같은 조건이 붙는데, 하나라도 빠지면 그만큼 금리가 내려갑니다. 설명서의 우대 조건 표에서 내가 실제로 채울 수 있는 항목만 더해 보면 현실적인 금리가 나옵니다.

다음은 단리와 복리입니다. 단리는 처음 맡긴 원금에만 이자가 붙는 방식이고, 복리는 붙은 이자에도 다시 이자가 붙는 방식입니다. 시중의 정기예금과 적금은 단리 상품이 많고, 복리라고 해도 월복리인지 연복리인지에 따라 차이가 납니다. 기간이 짧을수록 두 방식의 차이는 크지 않으니, 복리라는 말만 보고 고르기보다 실제 금리 숫자를 먼저 비교하는 편이 낫습니다.

적금에서 특히 오해가 많은 부분이 적금 금리의 실제 수령액입니다. 매달 같은 금액을 넣는 정기적금은 첫 달에 넣은 돈만 12개월 동안 이자를 받고, 마지막 달에 넣은 돈은 한 달치 이자만 받습니다. 그래서 연 5%짜리 1년 적금이라도 전체 납입액에 5%를 곱한 만큼 이자가 나오지 않고, 대략 그 절반 정도가 됩니다. 같은 금리라면 예금이 적금보다 받는 이자가 많은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깨진 돼지저금통 조각 사이에 지폐와 동전이 놓여 있는 모습
사진: Images_of_Money / Flickr / CC BY 2.0

세전 이자와 세후 이자도 꼭 구분해야 합니다. 상품 화면에 나오는 예상 이자는 대개 세금을 떼기 전 금액입니다. 일반과세 기준으로 이자소득에는 소득세와 지방소득세를 합쳐 15.4%가 원천징수되므로, 실제로 통장에 들어오는 금액은 그만큼 줄어듭니다. 비과세 종합저축이나 세금우대 같은 표시가 붙은 상품은 가입 자격이 정해져 있으니 해당 여부를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만기 전에 돈이 필요해질 때 적용되는 중도해지이율은 가장 늦게 확인하지만 가장 아프게 다가오는 항목입니다. 약정 기간을 채우지 못하면 원래 금리가 아니라 훨씬 낮은 중도해지이율이 적용되고, 경과 기간에 따라 구간별로 다르게 정해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목돈이 갑자기 필요할 가능성이 있다면 한 상품에 몰아넣기보다 금액을 나눠 여러 개로 가입하거나, 예금담보대출 조건을 함께 살펴보는 방법도 있습니다.

만기 후 이율이라는 항목도 있습니다. 만기일이 지나도 찾아가지 않으면 그 기간에는 약정 금리가 아니라 매우 낮은 만기 후 이율이 붙습니다. 자동 재예치 기능을 켜 두거나 만기 알림을 받아 두면 이 손해를 줄일 수 있습니다.

요즘 자주 보이는 파킹통장과 특판이라는 말도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파킹통장은 잠깐 돈을 세워 두듯 넣었다 뺄 수 있으면서 일반 입출금 통장보다 이자를 더 주는 상품을 부르는 말입니다. 다만 일정 금액까지만 높은 금리를 주고 그 이상은 낮은 금리를 적용하는 구간 방식이 많습니다. 특판은 기간이나 가입 인원을 정해 두고 금리를 높여 파는 상품으로, 조건과 한도가 까다로운 편이니 설명서를 끝까지 읽어 보는 것이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예금자보호입니다. 은행과 저축은행 등에 맡긴 예금은 금융기관별로 원금과 이자를 합쳐 정해진 한도까지 보호를 받습니다. 한도는 제도 개편에 따라 바뀔 수 있으므로 예금보험공사의 최신 안내를 확인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보호 대상 상품인지는 통장이나 상품 설명서의 예금자보호 표시로 알 수 있고, 투자 상품은 보호 대상이 아니라는 점도 기억해 두세요.

이런 용어를 알고 나면 비교할 곳이 필요해집니다. 금융감독원과 은행연합회 같은 기관은 예적금 금리를 한데 모아 비교할 수 있는 공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고, 각 은행 공식 사이트에서 상품 설명서 원문을 내려받을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공식 페이지를 검색으로 찾다 보면 광고 글이나 비슷한 이름의 사이트가 먼저 보인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공식 주소를 미리 정리해 둔 주소클럽 같은 곳을 출발점으로 삼는 분들이 늘고 있습니다.

주소모음이나 링크모음 형태의 사이트는 분야별로 공식 주소를 묶어 보여 주기 때문에 금융처럼 피싱 위험이 있는 분야에서 특히 쓸모가 있습니다. 주소쇼미 같은 주소모음 서비스 이름을 기억해 두는 분도 있고, 자주 쓰는 은행 주소를 직접 링크모아 즐겨찾기 폴더로 관리하는 분도 있습니다. 저희 주소월드 역시 금융 분야에 은행, 금리 비교 공시, 공공 금융 기관 주소를 나눠 두었습니다.

금리는 기준금리 발표나 시장 상황에 따라 수시로 바뀝니다. 관심 있는 은행 몇 곳의 공식 주소모아 둔 폴더가 있으면 금리 변동이 있을 때 빠르게 비교할 수 있습니다. 가입 시점의 금리를 놓치지 않으려면 뉴스 분야의 경제 섹션을 가끔 살펴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결국 상품을 고를 때는 최고 금리가 아니라 내가 받을 세후 이자, 중도해지 조건, 보호 여부를 함께 보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렇게 확인할 곳을 사이트모음 형태로 한 번 정리해 두면, 다음 상품을 비교할 때는 절반의 시간으로 같은 판단을 내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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